[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_앙드레 코스톨라니 최후의 역작]
유럽 증권계의 ‘위대한 유산’ 앙드레 코스톨라니
쇼펜아우어는 “돈은 바닷물과 같다.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더 목마르게 된다.”고 했다.
유망한 사업 아이템 하나로 부자가 된 사람을 꼽으라면 가장 먼저 빌 게이츠가 떠오른다. 그는 훌륭한 아이디어와 정확한 직관력으로 이미 30대에 미국 최고의 부자로 부상했다. 또한 월마트의 샘 월튼이나 맥도날드의 창시자를 생각해 보라. 헝가리의 천재 엔지니어였던 에르뇨 루빅은 20년 전에 마술 주사위를 발명해 공산권 최초의 백만장자가 되었다. 그러나 아이디어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 이 발명가 정신에 사업적 두뇌가 잘 결합되어야만 백만장자를 꿈꿀 수 있다. 콜라의 제조 방법을 최초로 개발했던 약사는, 이 세계적인 상품의 토대가 되는 기본 제조법을 단돈 몇 달러에 코라콜라 창업자에게 팔아넘기고 말았던 것이다.
문헌에 따르자면 역사상 처음으로 투기 했다고 기록된 사람은 이집트의 요셉인데, 그는 목숨을 건 투기에 열중한 사람이었다. 그는 풍년에는 남아도는 곡식을 대량으로 저장했다가 흉년에 비싼 가격으로 시장에 내다 팔았다. 하지만 그가 이미 4천 년 전에 과잉 생산물을 저장하여 미래의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한 계획경제의 아버지였는지, 아니면 단순히 상품을 사 놓았다가 나중에 비싸게 파는 역사상 최초의 매점매석꾼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누가 나에게 투자의 역사를 한마디로 요약해달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호모 루덴스)’로 태어나 놀면서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는 바, 놀이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은 영워ᅟᅮᆫ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투자자를 흔히 알코올 중독자와 비교하곤 한다. 알코올 중독자는 술에 만취한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는 술을 입에 대지 않겠다고 결심하지만, 저녁 어스름이 되면 칵테일 딱 한 잔만으로 바뀌었다가, 결국은 그 전날과 같은 밤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은 부자라 할지라도 증권거래소에서 돈을 잃는 데에는 그 한도가 없기 때문이다.
호세 드 라 베가, 시인이면서 철학가이자 열정적인 투자자
그는 암스테르담에 살았던 스페인계 유대인 망명인의 아들로, [혼돈 속의 혼돈]이라는 철학서를 슨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르포 형식으로 쓴 이 책에서 17세기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의 모습을 사실대로 묘사하고 있다. 나는 1921년에 독일어로 번역된 이 책을 여러 번 읽었는데, 사실 모든 주식투자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호세 드 라 베가는 이미 세 번씩이나 투자에서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 주제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어느 시대에나 증권분석가들은 시장이 점점 더 불투명해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히 틀린 말이다. 증권시장은 과거 어느 때고 항상 불투명했으며 그렇지 않았다면 그것은 증권시장이 아닐 것이다. 이미 300여 년 전에 호세 드 라 베가는 증권거래소를 일컬어 ‘혼돈 속의 혼돈’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던가!
주가의 흐름은 무엇보다도 주식을 내놓는 매도자가 주식을 사들이는 매수자보다 더 급박함을 느끼는가 안 느끼는가에 달려 있다. 만약 주식을 가진 사람이 심리적 혹은 물질적 압박감으로 주식을 내놓았는데 돈을 가진 사람은 그와 반대로 살 마음은 잇으나 꼭 사야 한다는 압박감에 놓여 있지 않으면 그 주가는 떨어진다. 하지만 돈을 가진 사람이 급하게 주식을 찾고 주식을 가진 사람은 그다지 주식을 팔아야 하는 심리적 물질적 압박감에 놓여 있지 않으면 주가는 상승한다. 이 가르침을 나는 잊어 본 적이 없다. 모든 것은 공급과 수요에 달려 있다. 내 모든 주식 투자 이론은 여깅서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과장국면은 오래 갈 수 있으며, 주식 매입 역시 돈이라는 요소가 있는 한 계속된다. 그리고 소신파 투자자의 손에 있던 주식이 모두 부화뇌동파 투자자의 연약한 손으로 넘어가고 나면 이 국면은 끝이 난다. 그러면 부화뇌동파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수중에 더 이상 돈이 없다는 것과, 가진 것이라고는 신용으로 산 주식이 전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돈은 이미 소신파 투자자들에게 넘어가고 난 다음이다. 이제 부화퇴동파는 주식을 더 높은 가격에 사고자 하는 고객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나타나 주지 않는다. 현금으로 돈방석 위에 올라앉은 소신파가 그 시세로 주식을 살 리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돈마저 부정적으로 돌아서면 파탄은 이미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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