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발자국_정재승] 생각의 모험으로 지성의 숲으로 지도 밖의 세계로 이끄는 열두 번의 강의
한 줄 요약: 뇌 과학에 관한 열두 가지 강연 모음. 강연 형식을 그대로 글로 옮긴 것. 청소년이 읽기 괜찮은 책, 추천
구글의 채용 에피소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호기심, 도전정신 같은 자발적 동기만으로 끝까지 몰두해 해답을 얻거나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건 세상을 바꾼 사람들이 보이는 가장 강력한 특징입니다. 호기심이나 꿈, 재미, 보람 등 다양한 내적 동기. 그리고 명예, 인정, 직위, 인센티브 등 외부에서 부여된 외적 동기. 이런 동기들에 지속적인 의미를 부여하면서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끝까지 천착하는 사람들이 결국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사회적 성취를 이루는 데 있어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가 잘 균형 잡힌 사람들이 세상을 의미 있게 변화시킨다고 합니다.
처음 해보는 일은 계획할 수 없습니다. 혁신은 계획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혁신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중요한 건 계획을 완수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완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계획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끊임없이 바뀌는 상황에 맞춰 계획을 수정하면서 실행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습니다. 특히 처음 해보는 일에서는 계획보다 실행력이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리더가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는 유형이라면, 의사결정을 바꾸더라도 리더십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내가 잘못했다. 상황이 바뀌었고, 추가로 우리가 이런 걸 알게 되었고,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의사결정을 바꿔야 한다.”라고 조직 구성원에게 얘기했을 때, 누가 그 리더를 비난하나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미래를 위해 결정사항을 바꾸는 리더를 우리는 훨씬 더 존경합니다.
사람들이 갖기 어려운 미덕 중 하나가 ‘겸손함과 결단력’입니다.
대학생들의 고민은 70퍼센트가 이런 거예요. ‘내가 하고 있는 게 재미없는 건 아니다. 하려면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거 아니면 안된다는 절실함은 없다.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 대학원에 가야 할지, 의학전문대학원에 가야 할지, 취직해서 회사를 다닐지, 유학을 갈지, 뭐든 하라고 정해주면 하겠는데,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 대개 이런 식입니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게 뭔지를 알려면 세상에 대한 지도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어디에서 뭘 하고 싶은지, 누구와 함께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한지 내가 그린 그 지도 위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학교는 젊은이들에게 지도 기호와 지도 읽는 법을 가르쳐주고, 목적지까지 빠르게 도착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학교는 학생들이 길을 잃지 않게 하려고 길 찾기를 열심히 훈련시켜 세상에 내보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세상에 나가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도를 그리는 일입니다. 누구도 여러분에게 지도를 건네주지 않습니다. 세상에 대한 지도는 여러분 스스로 그려야 합니다. 세상은 어떻게 변할지, 나는 어디에 가서 누구와 함께 일할지,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10년 후 지도는 어떤 모습일지, 나는 누구와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갈지,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지도 위 어디에 있는지,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야 합니다. 아무도 여러분에게 지도를 주지 않아요.
좋은 선택에 관해 뇌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저희가 알아낸 것은 ‘유치원생의 마음으로 일단 시도해보라’는 겁니다. 그러면 그 시도가 시도 자체로 끝나지 않고, 나만의 지도를 그리는 데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근사한 선택들이 기다리고 있기를 기대합니다. 인생을 마라토너가 아니라 탐험가의 마음으로 살아가시길 기대합니다. 여러분의 탐험에 흥미로운 행운들이 잔뜩 깃들길! 마지막 목표가 아니라 그 여정에서 말입니다.
‘햄릿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증상이 있죠.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주인공처럼 빨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오랫동안 고민하는 사람들의 증세를 일컫는 말입니다.(결정장애)
사람들이 6~10가지 선택지 안에서는 최대한 적절한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그걸 넘어가버리면 선택이 고통스러워진다는 거죠. 보통 3~6가지 정도의 선택지를 주는 것이 가장 무난합니다.
결정장애 세대 generation maybe
결핍이 욕망을 만듭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결핍이 되기 전에 욕망이 충족된 경험을 오랫동안 쌓아오면서 무언가를 절실히 욕망하지 않는 세대로 성장합니다.
“이런 문제는 신중히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결정 자체를 못하게 해서 변화를 막는 좋은 핑곗거리가 되지요. 얼마나 신중해야 신중한 것인지 기준도 명확하지 않고, 반론을 제기하기도 힘듭니다. 신중함이 절대적인 미덕으로 간주되는 사회에서는 기민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기회들을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신중함이라는 모호한 신화에 사로잡혀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게임에 완전히 빠져 있어 걱정이라는 부모님들을 종종 만납니다. 아이들의 게임 중독을 고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게임을 정규 교과목으로 만드는 겁니다. ㅎㅎ. 그 어떤 즐거운 것도 학교 공부처럼 시키면 무조건 싫어하게 돼 있어요. 강제와 과잉이 거부를 낳는 거죠.
운동을 즐기고 음악이나 미술 등 다양한 에술 활동에 관심 있는 아이일수록 게임에 중독될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성취 동기로 가득 찬 어른으로 성장하게 하는 길은 그들에게 결핍을 허하고 무료한 시간을 허락하는 것입니다.
질문은 우리를 성장시킵니다. 좋은 질문은 그 자체로 커다란 대답이기도 합니다. 아인슈타인이 말했죠.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일하는 시간만큼이나 많은 시간을 노는 데 사용합니다. 어떻게 노느냐가 그 사람을 규정합니다. 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시간도 바로 노는 시간이지요. 놀이하는 동물, 호모 루덴스인 인간에게 놀이는 삶의 화두여야 합니다.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그것이 문제로다’가 인류의 해결되지 않은 질문이라고 농담 삼아 말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 질문이 진짜로 ‘인류의 화두’라면, 짬짜면이 나오는 순간 이 문제는 해결됐어야 합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식당에서 식사로 짜장면을 선택하는 사람이 무려 50퍼센트나 됩니다. 짬뽕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그 절반 정도인 23퍼센트쯤 됩니다. 짜장면의 반 정도, 볶음밥을 선택하는 사람은 12퍼센트 정도 돼요. 짬뽕을 선택하는 사람의 절반 정도이지요. 짬짜면은 13퍼센트 정도.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짜장면과 짬뽕 중에 여러분만의 답이 이미 있지 않나요?
(마음속에 정해둔 답이 있는 경우가 많음. 습관적으로)
마녀사냥
15세기부터 18세기 사이에 유럽에서는 최소 20만 명의 여성들이 마녀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누군가를 마녀로 몰면 그 혐의를 벗어나기가 어려웠어요. 마녀로 몰리면 스스로 자신이 마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했지요. 그 당시의 마녀 구별법은 여성을 물에 빠뜨려보는 것이었습니다. 마녀는 물에 뜬다고 믿었거든요. 결국 여성들은 물에 빠져 죽거나, 물에 뜨는 경우 화형을 당해 죽었습니다. 무려 300년 동안 죄 없는 여성들이 마녀로 몰려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행복은 예측할 수 없을 때 더 크게 다가오고, 불행은 예측할 수 없을 때 감당할 만하다’ 행복은 예측할 수 없는 뜻밖의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무언가를 얻었을 때 우리에게 찾아오고요, 이미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에선 어떤 것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행복은 보상의 크기에 비례하지 않고 기대와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미래를 알 수 있다면 행복도 사라질 겁니다.
반면 불행은 미리 안다면 그 크기가 엄청날 겁니다. 우리가 불행이 닥친다는 사실을 몰랐을 때에는 결국 견디고 감내하지만, 예고된 불행은 그 순간 더 큰 불행의 시작이 됩니다. 당신이 5년 후에 치매에 걸린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상상해보세요. 지금부터 5년 동안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아마 치매보다 더 큰 고통에 시달리게 될 겁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에 행복은 더 크게 누리고 불행은 감당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겁니다.
미신과 징크스는 미래를 통제하고 싶은 욕망에서 시작되지만, 미래를 통제하는 것이 결코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인생은 알 수 없기에, 미래는 예측할 수 없기에 흥미진진한 그리고 견딜 만한 탐험인 것입니다.
우리는 돼지꿈을 꾸었으나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수많은 날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의 사건, 경험, 일화를 곧바로 증거라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우연의 일치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의 지적 능력은 얼마나 많은 방법을 알고 있느냐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느냐로 알 수 있다. _존 홀트
서양 사람들의 이모티콘에는 눈이 자세히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 눈은 콜론[:]으로 표시하고, 주로 입으로 여러 가지 감정을 표시합니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정 표현을 대부분 [^^]으로 합니다. 압은 아예 그리지도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헬로키티는 사실 이상한 녀석입니다. 눈은 있는데 입은 없는 고양이죠. 동양 아이들은 눈에서 감정을 읽기 때문에 눈이 있는 헬로키티에게 공감이나 동일시가 가능합니다. 다만 헬로키티 눈은 항상 중성적이어서 특별히 슬퍼 보이지도, 그렇다고 기뻐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기분이 좋으면 헬로키티가 나를 방긋 웃으며 보는 것 같고, 내가 기분이 우울하면 얘도 나를 뚱하게 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감정 이입이 쉽고 동일시가 잘돼서 ‘곁에 두고 싶은 캐릭터’일 수 있는 거죠. 반면 서양 아이들이 보기에 헬로키티는 기괴한 캐릭터입니다. 그들에겐 감정을 읽을만한 실마리인 입이 없다는 것이 매우 이상하게 느껴졌을 겁니다. 헬로키티의 얼굴이 매우 불완전하다고 여겼을 거예요. 우리로 따지면 ‘눈이 없는 고양이’라고나 할까요? 섬뜩하겠죠?
창의성과 지능은 상관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이 둘은 사실 완전히 다른 기능입니다. 지능은 기존 지식과 절차를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이고, 창의성은 지식과 절차를 모를 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입니다. 이 둘은 연관이 있을까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무슨 얘기냐면, IQ 110 이하의 피험자군에서는 IQ가 높을수록 창의성도 높아집니다. 그런데 110~120이 넘어가면, 150이라고 해서 더 창의적이진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창의적이려면 어느 정도 지적인 능력은 있어야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으면 지능이 높다고 창의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IQ 100이 무슨 뜻인지 아시죠? 정신연령을 신체연령으로 나눈 후 100을 곱한 것이 지능입니다. 열 살 때 열 살 수준의 지적 능력이 있으면 IQ 100입니다.
은유란 최고의 창의적 발상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예술이 가진 창조성의 근원은 무엇입니까?” 라고 물었을 때, 그는 그것은 은유(메타포)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야기 만들기’ 과제 (수행평가***)
엉뚱한 두 문장을 넣어서 뒷 이야기 만들기. 이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영역이 아니라, 인과관계를 만들어내는 영역이 활성화 됨.
40대 여성이 비싼 가방을 들고 거리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열다섯 살 남루한 소년이 그 가방을 잽싸게 낚아채 달아납니다. 과연 이들에게 3시간 전,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대개 과학자들은 이렇게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자신의 특허를 제약회사에 팔아 엄청난 돈을 버는데, 그는 백신 제작 과정을 전 세계에 무료로 공개했어요. 그러니까 모든 제약회사가 소아마비 백신을 만들 수 있게 된 거예요. 그 바람에 가격이 아주 싸졌죠. 지금도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1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소아마비 백신을 맞을 수 있습니다. 결국 그는 지구상에서 소아마비 환자를 거의 사라지게 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합니다.
이후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소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딴 소크새움ㄹ학연구소를 짓게 됩니다. 그리고 그 건축 설계를 당대 최고의 건축가인 루이스 칸에게 맡깁니다. 그래서 칸이라는 최고의 건축가와 소크라는 최고의 생물학자가 만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때 소크는 이런 부탁을 합니다.
“내가 연구실에서 쉬지 않고 일만 할 때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던 아이디어가 13세기에 지어진 성당에서 떠올랐다. 수도원 성당 천장의 높이가 무척 높아 그 안에서 내 사고 공간이 무척 넓어진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 이름을 딴 연구소의 모든 공간은 천장이 매우 높았으면 좋겠다.”
칸이 그의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죠. 1959년에 설립된 소크생물학연구소는 약 700명의 연구원이 일하는 작은 연구소이지만, 여기서 지난 50년간 노벨상 수상자가 12명이나 배출됐습니다. 단숨에 최고의 연구소로 자리 잡은 이곳을 두고 ‘소크연구소는 천장이 높아서 창의적인 연구를 할 수 있다’라는 일종의 도시전설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끝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독서, 여행, 사람 만나기입니다.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하는, 특히 평생에 거쳐 반드시 해야하는 것들이 바로 독서, 여행, 사람들과의 지적 대화입니다. 다시 말해 끊임없이 세상으로부터 자극을 받으시라는 겁니다. 의미 있는 세상과의 충돌, 이것이 우리의 인생을 바꿉니다. 이 세 가지는 자기가 직접 물리적 환경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
2016년 3월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최고의 바독 고수인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면서, 인공지능은 단번에 공포와 위협의 기술이 되었습니다. 체스는 경우의 수가 제한돼 있어 계산을 잘하는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지 몰라도, 바둑은 그 경우의 수가 10의 150승이나 되어(1뒤에 0이 150개나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수입니다!), 계산으로 접근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컴퓨터가 인간의 직관과 추론을 따라올 수 없다고 믿어왔는데 말입니다.
그 후 1940년대 후반 AT&T 벨 연구소에서 트랜지스터가 발명되면서 제3차 산업혁명이라 할 디지털 혁명, 컴퓨터 혁명이 시작됐습니다.
1991년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로스엔젤레스 캠퍼스) 팀 버너스 리 교수에 의해 월드와이드 웹이 등장하고 1994년 넷스케이프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바야흐로 ‘인터넷읠 시대’가 열렸지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웹 2.0 시대, 즉 참여 공유 개방의 정신을 받아들이고 권위의 시대가 무너지면서 집단지성을 중시하는 시대가 오는가 싶더니, 2007년 말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이른바 ‘모바일 시대’가 열렸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사물인터넷을 통해 아톰 세계(실제 시공간을 점유하는 현실 세상)를 고스란히 비트화해서 비트 세계와 일치시키면 이 빅데이터를 클라우드 시스템 안에 저장해서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아톰 세계에 맞춤형 에측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산업으로의 전환을 말합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제안한 세계경제포럼(WEF)의 클라우스 슈밥 최장은 아톰 세계와 비트 세계가 일치하는 것을 ‘가상 물리 시스템’이라고 불렀습니다. 이것을 중국에서는 유사한 개념으로 ‘O2O(Online to Offline)’라고 부르는데, 다소 제한된 용도로만 사용합니다. 우리는 중국이 사용하는 이 개념을 몇 해 전부터 언론이 사용하고 있고요.
1780년대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하고 조지 스티븐슨이 증기기관차를 만들면서 제1차 산업혁명, 제조와 유통의 혁명이 시작됐습니다. 가내수공업이 아니라 대량생산이 가능한 기계가 등장했고, 우리 동네에서 만든 물건을 다른 동네에서 소비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1900년대 들어 땅을 사서 공장을 짓고 사람을 고용하면서 전기를 기반으로 한 대량생산체제, 이른바 포드의 모델 T로 상징되는 ‘벨트컨베이어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제2차 산업혁명, 전기 혁명이 시작됐습니다. 제3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이었습니다. 1950년대 컴퓨터가 등장한 이래 개인용 컴퓨터가 발명되고 거기에 인터넷, 모바일 기술이 더해졌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은 제3차 산업혁명의 결과물인 디지털 기술이 아톰 세계와 비트 세계를 일치시키고 이를 1,2차 산업혁명의 결과물인 유통 제조업에 접목해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산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1,2,3차 산업혁명의 융합 혁명’인 셈입니다.
행복으로 덧칠된 복고의 기억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시대가 바뀌어도 종종 소환되는 것일지 모릅니다. 실제로, 미국 작곡가 오스카 레번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행복은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다!
히피 정신에 굉장히 잘 부합하는 서비스가 위키피디아입니다. 이 사이트는 굉장히 이상한 사이트입니다. 권위있는 전문가들이 단어를 엄선한 후 정갈하게 서술해놓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모두가 애용하던 시절에, 지미 웨일스라는 젊은이는 과감한 몇 개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위키피디아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가장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보다 140배 이상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사이트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더 신뢰하는 거죠. 이제 정보의 신뢰는 권위에서 다수가 만들어낸 집단지성으로 그 무게중심이 옮겨왔습니다.
애플을 만든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구글의 에릭 슈미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위키피디아의 웨일스. 그들은 모두 <홀 어스 카탈로그_스튜어트 브랜드가 1968년에 창간한 잡지. 자립적 생활과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며, 첨단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했다.>의 열렬한 애독자였으며, 히피 정신을 테크놀로지로 구현해보고 싶어 했던 브랜드의 정신적 추종자들이었습니다. 혁명은 이상이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열정적인 실천으로 이루어지는 모양입니다.
전자회로를 만들 줄 모르더라도 아두이노, 라즈베리 파이 등 오픈소스 하드웨어를 이용하면 전자회로를 제품 안에 넣을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이나 메탈을 깎기 위해서는 밀링 머신이 필요하고, 뭔가를 제조해야 한다면 3D프린터가 필요하지만, 모두 데스크톱 버전이 나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책상 위에 작은 공장을 하나 만드는 일이 이제는 어렵지 않게 됐다는 얘기입니다.
오프라인 아톰 세계가 고전주의 경제학을 따른다면, 온라인 비트 세계는 롱테일 경제학을 따릅니다.
블록체인은 분산 컴퓨팅 기술 기반의 데이터 위변조 방지 기술입니다. 관리 대상 데이터를 ‘블록’으로 설정하고, 체인 형태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분산 데이터 저장 환경에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말하자면, 수많은 기록을 그냥 한 묶음으로 만들어 체인 형식으로 연결해 개인들이 서버에 나누어 저장해 보관하는 기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불록에는 해당 블록이 발견되기 이전에 사용자들에게 전파되었던 모든 거래 내역이 기록돼 있고, 이것은 모든 사용자에게 똑같이 전송되므로 거래 내역을 임의로 수정하거나 누락시킬 수 없지요. 개인정보는 들어있지 않아서 익명성이 보장되나, 누구도 임의로 데이터를 수정할 수 없고 누구나 변경의 결과를 열람할 수 있어서 매우 투명한 데이터 관리방식입니다.
퍼블릭 영역에서 블록체인 거래가 성사되도록 하려면, 일정한 주기마다 블록을 찾아내어 보상을 받아가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이 보상은 화폐를 따로 조폐하는 중앙은행이 없는 상태에서 신뢰할 만하게 만들어져야 하므로, 암호학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가 등장하게 됐습니다.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비트코인이 그런 예 중 하나이지요.
정답은 없습니다.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몫이죠. 저는 이 대목에서 제가 무척 애정하는 스페인의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쓴 소설 [돈키호테]의 한 대목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현실은 진실의 적이다.”
아직 오지 않은, 하지만 왔으면 하는 미래를 위해서 이 거대한 세상에 헛되게 싸우는 이상주의자, 돈키호테의 열정이 우리에게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누군가는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겠죠. 아마 저 같은 학자들은 많이들 그럴 겁니다. 현실에 발을 딛기보다는 우리가 ‘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렇지만 결국은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혁명을 만듭니다. 체 게바라가 말한 것처럼, 사과는 그냥 떨어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사과나무를 흔들어서 떨어뜨리는 거죠. 상상을 현실로 만들려고 하는 의지, 노력, 능력 이런 것들이 결국 혁명을 이루어냅니다.
사전에는 약 5만~10만 단어가 수록돼 있지만, 우리가 평소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군은 여성의 경우 약 6000단어, 남성은 약 5000단어이며 결혼한 남성은 약 1800단어를 사용합니다. 진화심리학 연구에서 발견한 사실입니다. 연구진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약 2000여 개 단어들에 대한 대뇌피질상의 저장 지도를 발견한 겁니다.
퍼스트 펭귄: 혹독한 겨울을 남극 빙하의 한가운데서 보내고, 봄이 되자 물고기를 잡아먹기 위해 빙하의 끝으로 온 펭귄들은 바닷속으로 쉽게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거립니다. 바닷속에는 펭귄을 잡아먹으려는 물개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이때 처음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펭귄을 퍼스트 펭귄이라고 부릅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대박을 터트리기까지 평균 4회 가까이 실패한다’는 통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실패를 격려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여러 번 실패해야 결국 성공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퍼스트 펭귄이 되려 하지 말고 캐나디안 레밍이 되라’고 과감하게 주장합니다. 레밍은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하는 동물로 잘 알려져 있지요. 에전에는 그들이 개체수를 스스로 조절하기 위해, 즉 집단 전체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 자살을 선택하는 ‘이타적 자살’의 동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자살을 하려던 게 아니라, 사실은 떠밀려서 죽는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너무 한쪽으로 많이 몰려가다가 앞에 절벽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떨어지는 거라고 하네요. 그래서 캐나디안 레밍이 살아남는 방법은 ‘먼저 가시죠(after yoy’의 양보입니다. 퍼스트 펭귄의 반대 전략입니다. 누군가 빨리 뛰어내리라고 종용하면 “먼저 뛰어내리시죠. 나는 좀 더 생각해보겠습니다.”하는 거예요. 창의적인 사람들이 이렇게 행동하더라는 겁니다.
하지만 모순적으로 들리는 이 두 주장은 함께 실천해야 할 주장들입니다. 우리는 모순되는 두 주장 사이에서 매우 섬세하게 실천에 옮겨야 혁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혁신을 이루기 위해 실행력은 매우 중요하지만, 섣불리 시도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 또한 맞습니다. 퍼스트 펭귄이 되어야 하지만, 쉽게 바닷속으로 뛰어들어서도 안 된다는 주장 또한 사실입니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위험을 잘 관리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도 옳습니다. 일견 상반되는 듯 보이는 두 가지 생각 사이에서 현명하게 의사결정을 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자들에게 혁신은 찾아옵니다. 시대에 순응하지 않는 자들은 과감하되 무모하지 않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되 실패하지 않기 위한 준비에 철저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시대에 순응하지 않는 자들의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라 ‘탐험’이겠지요. 그중에서 성취를 이룬 자들은 사려 깊게 준비한 탐험가들일 겁니다. 여러분의 인생이 ‘탐험의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에덴의 용]을 펴낸 칼 세이건은 이 책으로 퓰리처 상을 수상합니다. 정재승 교수님은 “엄청나게 재미있는 책‘이라고 [에덴의 용]을 거듭해서 강력 추천하며 ”여기에서 말하는 용은 제대로 인간이 되기 전의 모습, 에덴은 인류 최초의 환경을 말하는 거죠. 용이 에덴을 나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지적 생명체가 되었는가에 관한, 인간 지성 진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만나서 하는 대화의 65퍼센트가 뒷담화입니다. 뒷담화란 반드시 욕이 아니더라도 타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뜻합니다. 왜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할까요? 요즘 주목받고 있는 두 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뒷담화가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이론과, 각자의 사회적 지위를 측정하는 장치가 된다는 이론입니다.
하나의 뉴런이 정보도 처리하고, 기억도 저장하고, 이런 일들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굉장히 효율적으로 빠르게 수행하는 거죠. 뇌가 한 시간 동안 쓰는 에너지가 형광등 두세 개 정도의 에너지와 같습니다. 그 정도로 이런 놀라운 기능을 수행하는데요. 컴퓨터에게 그것을 시키면 형광등 10억 개 정도의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음에도 무신론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 아들을 보며 ’한번 시작했으면 끝까지 해봐야 한다‘며 오히려 무신론 책을 갖다 주셨대요. 그는 어머니의 그런 태도가 자신을 현재의 자리에 있게 한 것 같다고 했답니다. 결국 스스로 흥미를 갖도록 도와주는 게 부모 역할인 것 같고, 그걸 발전시키는 게 자신의 역할인 것 같아요. 그래야 교수님처럼 나이가 들수록 호기심이 더 많아질 테니까요.
교수님 얘기를 듣다 보니 저는 크리에이티비티라는 공통 영역을 지닌 과학자, 디자이너, 아티스트를 구분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티스트는 상상력을 확장하는 사람이고, 디자이너는 상상력을 구현하는 사람, 그리고 과학자는 상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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